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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시나리오

아침 햇살이 사르르 커튼 사이로 스며들면, 이태원 고급주택의 넓은 침실 안은 따뜻한 노을빛 같은 금빛으로 물듭니다. 부드러운 실크 이불 위로 손을 뻗어 눈을 뜨면, 바로 앞으로 펼쳐지는 통유리창 너머로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남산타워를 비롯한 빌딩 숲이 미세하게 흔들리는 공기 속에서 아른거리고, 저 멀리 한강 위로는 아침 안개가 천천히 흩어지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입니다. 눈을 깜빡거리는 순간마다 “아, 내가 정말 평화롭고 근사한 곳에 살고 있구나” 하는 실감이 서서히 온몸으로 전해집니다.
한껏 기지개를 켜고 침대에서 내려오면, 맨발로 밟히는 대리석 바닥은 차갑고 매끈합니다. 이 작은 온도차가 오히려 잠에서 덜 깬 머릿속을 맑게 정리해주지요. 복도를 따라 걸어가면 은은한 향이 코끝을 감돕니다. 이모님 두 분께서 이른 아침부터 마당에 있는 소나무 주변으로 물을 뿌리고 계신데, 젖은 흙 내음과 어우러진 소나무 향이 주택 안으로 은근히 퍼져 들어오는 겁니다. 마치 숲 한가운데에 있는 듯한 포근하고 아늑한 향이, 바쁜 도심에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공복 중에 마시는 따뜻한 차 한 잔은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잔을 살짝 입술에 대면, 부드러운 차의 향이 후각과 미각을 동시에 간질입니다. 조금씩 천천히 홀짝일 때마다, 위장부터 목구멍까지 온기가 전해져 오며 “하루의 시작이 이렇게 평화로울 수 있구나” 하는 감동을 자아냅니다. 이어서 작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이 실내의 적막을 부드럽게 채워줍니다. 바이올린 소리는 창문 밖 서울의 풍경 위로 살포시 덧씌워지고, 맑은 피아노 건반 음은 고즈넉한 아침 공기를 잔잔히 진동시킵니다.
마당으로 나가면, 새로 깎은 잔디가 발바닥을 부드럽게 간질이고, 이슬 머금은 풀잎들 사이로 발이 살짝씩 젖어드는 감촉이 기분 좋게 상쾌합니다. 중후한 멋을 풍기는 고풍스러운 소나무가 우뚝 서 있는데, 햇빛에 반사되어 소나무 바늘들이 은빛을 머금기도 하고 어두운 녹빛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공기의 향은 맑고 서늘하며, 도시 한가운데서도 자연을 품고 살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함이 절로 생깁니다.
집 안으로 다시 들어오면, 함께 사는 가족들의 소소한 움직임이 들려옵니다. 엄마, 아빠는 거실에서 TV를 보고 계십니다. 아빠의 장난에 엄마의 ‘하하하’ 하는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와이프는 어제 피곤했는지, 아직 잠을 자고 있습니다. “미향이 아직 안일어났어요?” 라는 말에 “아휴 깨우지마 피곤한가봐” 라고 하십니다. 저보다 며느리를 더 아끼시는 마음에 내심 뿌듯합니다.
동생과 처남은 먼저 일어나 산책을 하고 들어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며 “정말 이렇게 한집에서 같이 지내는 게 행복이구나”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이모님들이 정성스럽게 닦아놓은 거실 바닥은 구두 하나 지나간 자국 없이 반질반질하고, 곳곳에 놓인 푸른 화분에서는 작은 새싹들이 싱그럽게 자라나고 있습니다.
차고로 내려가면 눈부신 검은의 롤스로이스 스펙터가 고요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차의 표면은 거울처럼 광택이 나서, 그 앞에 서기만 해도 내 모습이 그대로 비칠 정도입니다. .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나는 그럼 인자하게 웃으면 대답합니다 “아 네 좋은 아침이에요. 잘잤어요? 오늘도 좋은 하루 시작해봅시다” 하며 차에 탑니다.
문을 열고 부드러운 가죽 시트에 앉으면, 특유의 고급 자동차 내부 특유의 가죽 냄새와 섬세한 우드 장식의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코끝을 스칩니다. ” 한강 대로변을 지날 때 차 문을 열고 손을 내어봅니다. 선선한 바람과, 여유로운 클래식 음악, 찬란한 햇빛이 비추는 윤슬을 보면서 ‘참 행복하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회사 건물에 도착하면, 내 모습을 발견한 30명의 직원들이 알아보고 환하게 맞이합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하면서 내 뒤를 졸졸따라들어옵니다.
이들의 생기 가득한 표정과 부지런함 덕분에 회사 안팎의 공기가 늘 분주하지만, 그만큼 에너지가 넘쳐납니다. 마음 한편으로는 이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사업을 꾸려간다는 사실이 벅찰 정도로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업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금요일 밤이 되니 오랜만에 가족들과 외식을 하고 싶어집니다. 기사에게 “하얏트로 가죠” 라고 말합니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도어맨과 벨보이가 서둘러 나옵니다. 평소 친하던 호텔 지배인이 “대표님 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라고 반갑게 인사합니다.
가장 좋은 자리로 안내해주며, 사모님이 아직 안오셨는데 “에피타이저를 먼저 준비해드릴까요?”라 묻는 친절함에 마치 집에 온 듯 편안해집니다. 내부는 샹들리에 불빛과 은은한 피아노 선율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푹신한 카펫 바닥을 밟을 때마다 내딛는 발걸음에 묵직하지만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집니다. 깊고 진한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 잘 볶아진 원두의 농후한 향미가 혀끝에서 맴돌고 피곤했던 정신이 단숨에 풀리는 듯합니다.
오랜만에 기분 좋게 와인한잔을 하고 집으로 갑니다. 한적한 저녁 무렵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 마당엔 나를 반기듯이 조명이 켜지고, 달빛이 내리비쳐 잔디와 소나무에 서정적인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마당에 들어서니 남산타워가 바로 앞에 보이며, 한강과 서울 전경이 보입니다. 벤치에 앉아, 잠시 생각에 빠집니다. “참 감사합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방 창문을 통해 내려다보는 서울의 야경은 낮보다도 더욱 화려하고 입체적인 풍경을 보여줍니다. 하나둘 켜지는 빌딩의 불빛, 도로를 달리는 차들의 헤드라이트, 강변에 비친 도시의 반사광까지 모두가 어우러져 눈부신 도시 풍경을 연출합니다. 그 빛나는 모습들을 바라보며 “어쩌면 이 모든 것은 가족과 함께 만들고 누리는 우리의 소중한 세계이자, 내가 꿈꾸던 삶의 한 장면이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가끔 와이프와 해외여행을 떠날 땐 손을 잡고 이국적인 도시를 누비며 각자의 추억을 쌓곤 합니다. “오빠, 이거 봐봐!”라고 신나게 소리치는 아내의 모습은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빛납니다. 엄마 아빠와 함께 사는게 쉽지 않을텐데 내색치 않고, 친딸처럼 잘해주는 모습에 너무 감사합니다.
10년이 지나고 아이들은 이미 자신만의 진로를 찾아 멋지게 성장 중입니다. 아들은 법정에서 다양한 사건을 능숙하게 해결하며 전문성을 발휘하고, 딸은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며 따뜻한 마음을 전합니다. 서로의 일정으로 분주하지만, 어쩌다 한 번씩 한자리에 모이면 진한 가족애가 느껴집니다.
식탁에 둘러앉아 “일을 하면서 있었던 해프닝을 신나게 말하며 와인잔을 기울입니다” 때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전하는 감동은 생각보다 훨씬 깊고, 새삼스럽게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문득 먼 훗날, 내가 생을 마감할 때가 떠오릅니다. 가족과 회사 그리고 내가 도움을 준 지인들 모두가 슬픈 표정으로 모여들어, “당신 덕분에 너무 행복했어요. 너무나 고맙습니다”라며 내 손을 잡아주겠지요. 그 순간이 된다면, 잔디 밟는 감촉부터 호텔 라운지의 편안함, 가족들의 따뜻한 웃음소리와 직원들의 환영 인사까지—모든 순간이 내게 소중한 추억과 성취로써 영원히 새겨져 있을 것입니다.
가슴 한편에는 이미 그런 장면들이 보이는 듯합니다. 내가 누린 풍요,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정 어린 마음, 그리고 그들을 위해 내딛은 발걸음 하나하나가 내 인생의 울림이 되어, 마지막 순간을 밝히는 등불 같은 의미로 남으리라는 확신이 듭니다.